이 여행은 일본의 후쿠오카(福岡)의 하카타 지역과 하우스텐보스(ハウステンボス)를 2007년 05월 25일부터 2007년 05월 27일까지, 2박 3일간 다녀온 여행에 대한 여행일기입니다. 우리 가족의 공식적인 4번째 해외자유여행입니다.
여행준비
앙코르와트를 가고 싶었다. 그런데 도저히 시간이 되지 않는다. 중학교라서 초등학교처럼 체험학습도 만만하지 않고, 중간고사 성적도 엉망이라서 선생님에게 얘기하는 게 무서워 말도 못 해볼 차에, 부산에서 배편으로 일본 후쿠오카를 다녀오려고 인터넷을 뒤져보는데, 갈매기선생들 때문에 여기도 표를 구하기가 녹녹하지가 않다.
표를 구한다고 해도 부산까지의 이동을 비행기로 하면 인당 왕복 15만원은 잡아야 하니 그리 싼 것 같지도 않고 해서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다 다행히 후쿠오카 비행기를 예약했다. 숙소도 쌩쇼를 해서 후쿠오카 APA호텔을 예약하고 아들에게 얘기했더니 25일 예정인 신체검사가 오전 수업 후에 한단다. 큰일이다.
21일에 예약을 해서 호텔은 취소불능이고, 비행기는 10% 위약금으로 날아가게 생겼다. 6시 20분 편 비행기인데, 4시 30분에 수원을 출발해서는 도저히 시간을 맞출 수가 없어 포기하려다가 되는대로 해보기로 했다. 우리가 언제 철저한 준비를 하고 다닌 적이 있었나? 될 대로 돼라 하고 가보기로 했다. 아님 말고...
2007.05.25.(금) 첫째 날
4시 20분에 아들 학교에서 아들을 낚아채고 공항으로 달렸다. 공항으로 가는 도중에 차 안에서 옷을 갈아입히고 미친 듯이 달려 5시 35분에 공항에 도착했다. 역대급 기록이다. 주차대행에 차를 맡기고 뛰어들어가 티켓팅을 하고 나니 10분 전 6시라 부랴부랴 출국신고를 하고 게이트로 이동했다.
다행히 금요일 저녁인데도 불구하고 공항에는 사람들이 크게 붐비지 않아 환전하고, 담배도 사고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고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비행기가 도무지 이륙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공항이 혼잡해서 이륙 순서가 밀렸다고 하더니, 7시 10분이 되어서야 움직이기 시작한다. 50분 지연출발. 아! 이런 씨 ~ ~ ~ 바르 배고파 죽겄다.
후쿠오카까지 비행시간은 인천공항에서 1시간 10분으로 제주도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여전히 두 모자분께서는 그 틈에 또 주무셨다. 졌다. 일정이 불확실하여 여정을 준비하지 못해 여행정보지를 통해 스페이스월드나 하우스텐보스 중 한 군데를 정밀수색하고 저녁에는 캐널시티(キャナルシティ)와 나카스(中州)지역의 포장마차인 야타이(屋台)를 순회하는 것으로 일정을 정하자마자 쉴틈도 없이 후쿠오카에 도착했다.
호텔로 바로 가지 않고 내일 하우스텐보스용 기차 시간표를 확인하기 위해 하카타(博多) 역으로 가기로 했다. 무료버스로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하는데 중간에 에버랜드의 사파리월드의 맹수경계용 차단막 같은 게 있어 열고 닫고 하니 여사님은 재미있다고 깔깔거린다. 정말로 비슷한 느낌이 난다. 어디서 사자가 입맛을 다시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10분 정도 후 국내선 터미널에 도착해 지하철로 하카타역으로 이동했다. 하우스텐보스행 열차는 8시 20분부터 시간당 한대 정도로 운행되고 있었다. OK! 하카타역 주변을 좀 둘러보려는데 두 선수가 피곤을 호소해서 오늘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것을 인정해서 오늘은 일단 숙소로 후퇴하기로 했다.
후쿠오카의 우리 호텔은 APA 호텔인데 중심가인 하카타나 텐진(天神) 지역이 아니라, 지하철로 텐진역까지 이동하고 미나미텐진역까지 10분 정도 걸어가서 다시 지하철로 한 코스인 와타나베도오리(渡辺通) 역에 위치해 짧은 여정에는 역시 중심가에 둥지를 틀어야 한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느끼며 체크인을 하고 카드가 아닌 열쇠를 받아 들고 방에 들어서니 역시나 고풍 찬란한 오래된 방이었다.
가족여행에서는, 더구나 짧은 기간은 숙소를 좀 편한 곳으로 잡아야 할 것 같다. 주로 혼자 출장을 가면 밤늦게까지 손님들과 미팅과 술자리를 가지다 보면 그냥 잠시 눈 붙이는 정도로 호텔을 여겼는데, 가족여행을 하다 보니 숙소만은 한 단계정도는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피로도 줄이고 회복도 빠르게 하는 효과가 있을듯하다.
짐을 부리고 요기도 할 겸 숙소를 나와 주변에 식사할 곳이 없나 어슬렁거리는데 SUNNY라는 슈퍼가 보여 장을 봐서 호텔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여사님이야 몬도가네 스타일로 어떤 곳에서나 어떤 음식도 잘 먹는데 우리 두 부자는 입이 짧아 항상 음식 트러블이 있는 편인데, 일본의 경우 우리가 워낙 도시락을 즐겨 엄마의 불만이 많은 편이다. 외식의 여왕이 오죽하겠나.
도시락 3개와 아들은 신라면, 나는 나가사키 짬뽕 그리고, 여사님은 새로운 맛에 도전했는데 한국산 배추김치가 아니었으면 큰일 날뻔했다. 김치를 고르다가 국산(여기서 국산은 일본산)이라는 데에 속지 않고 한국산을 고른 대가를 100% 받고 시장이 반찬인지 매우 만족스러운 저녁식사를 하고 나니 선수들이 밖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영화나 한프로 땡기려고 보니 110V 어댑터도 안 가져왔는데 이런 된장이다. 도쿄와는 달리 돼지코 콘센트로 업그레이드가 하나도 안되어 있어서 근처 편의점을 여러 곳 둘러보았으나 결국 구하지 못하고 그냥 꿈나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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