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신주쿠에서 하코네 프리패스를 이용하여 하코네의 풍광을 즐기고 도쿄로 돌아와서 내일 일찍 귀국하는 것을 기본 일정으로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
2009.05.04.(월) 비몽사몽상태로 하코네로
새벽 다섯 시에 벨이 울렸다. 의외로 큰 반발이 없이 투덜거리며 일어선다. 웬일이지? 머리감고 이 닦고 서둘러 신주쿠로 오니 어느새 여섯 시가 넘었다. 사실 하코네를 어제 갈 것이냐 오늘 가느냐를 고민하다가, 아무래도 월요일이 좀 낫지 않겠나 했는데 오다큐(小田急)선으로 오다하라(小田原)행 특급에 오르니 훌륭한 판단이었음이 느껴진다.
한 시간 반정도 졸다가 자다가 오다하라에 도착하니, 마침 등산열차가 있어 바로 올라탔는데 이거 완전히 재미 하나도 없는 완행열차일세. 구닥다리 노선을 스위칭백이라는 묘한 단어로 관광상품화를 하다니 기가 막힌다. 우리 어릴 때는 거의 대부분이 이런 식으로 군데군데에서 기관차나 객차를 바꾸고 방향을 바꾸고 했었다. 시대상인데... 계속 자자.
다음 코스는 케이블카로 올라가는데 두 선수 모두 표정이 시큰둥하다. 재팬 알프스에서 실컷 타봤단다. 로프웨이로 산과 산을 넘어갈 때 잠시 좋아하더니 만리장성 것이 더 재미있단다. 새벽에 비가 왔다가 개였는데 그래서인지 하늘이 깨끗하다. 멀리 후지산이 하얀 만년설과 어우러져 보이는데 멋있네. 잘 안 보인다더니 깨끗하게 보인다. 아들이 일본은 싫어하는 편인데도 산은 멋있단다. 더 멋있는 백두산에 데려가야 하는데...
하코네는 모든 게 비싸다고 하더니 정말 비싸네. 음식값이 공항보다 더 비싼 것 같다. 그래도 오랜만에 자루소바를 먹으니 역시 맛있다. 이제 한 개에 7년씩 수명이 늘어난다는 까만 계란 먹으러 가자. 여기가 무슨 할인매장도 아닌데 여사님은 맛봬기용 과자를 돌아다니며 집어 먹는다. 아무래도 아침이 부실한가? 그래도 피자까지 더 먹었는데 계속 집어 드신다. 같이 다니기 쪽팔린다며 아들이 말려 보지만 그분이 오셨나 보다.
유황 특유의 냄새를 맡으면서 자연 연구로를 따라 통제구역 앞까지 오는데 아소산과 비교해서는 그 냄새가 덜 독한 듯하다.
다들 까만 계란과 사이다로 생명연장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별맛이야 있겠냐마는 남들이 하면 우리도 한다는 여사님의 명을 받아 줄서서 사드렸다. 다시 로프웨이로 토켄다이(桃源台)까지 저 멀리 보이는 후지산을 느끼며 내려왔다.
잔잔한 호수의 해적선이라? 이제 졸업할 나이가 되어서인지, 줄서서 기다리는 게 지겹다. 2층 계단에 앉아 호수 바람을 맞으며 호수를 별 재미없게 건넜다. 주변의 삼나무숲 산책은 포기하고 오다와라행 버스를 탔는데 삼나무 숲 옆을 지나간다. 우후훗! 좌석이 좁아서 온몸이 꼬인 상태로 꽈배기가 되어 한시간 뒤에 오다와라 도착.
도쿄로 돌아가야 하는데 좌석이 편안한 로망스카로 가고 싶다. 전철에서는 아무래도 쉬기가 불편한데 세 식구 오만원 돈의 추가비용이... 그냥 전철로 가자. 자는둥 마는둥 하다가 깜빡 졸다 보니 신주쿠다. 원래 계획은 신주쿠 돌고 라멘으로 저녁을 하기로 했는데 두 선수 모두 지친 듯하다. 맥도널드로 점심을 때우고 호텔로 돌아왔다. 스시귀신 여사님은 지난번 TV고발프로의 회에서 벌레들이 나오는 장면을 보고는 아직은 회나 초밥과는 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모르는게 약이다.
이번 여행은 여사님의 편의점 도시락 사랑 때문에 거의 호텔에서 도시락타령을 하고 있다. 다시 간식으로 도시락에다 컵라면을 더해 삼일 내내 먹고 있다. 도시락 중 흰밥에 김이 덮혀지고 바비큐 소스 비슷한 머시기가 있는 것에 아예 환장을 한다. 편의점 음식에 눈을 떴다.
원래 신오쿠보역 주변이 한국 배낭여행자들의 민박이 많은 지역이라서 역주위를 저녁 먹고 둘러보니 한국이다. 저녁은 출장 시에 자주 애용하는 규동집 요시노야(吉野家). 여사님은 이것도 맛나다고 하신다. 신오쿠보역 주변에서는 무수히 많은 무허가 한류스타들의 물건이 아주 저렴하게 팔리고 있다. 발바닥이 아파서 그냥 본부로 귀환했다.
2009.05.05.(화) 역시 새벽은 힘드네
어제보다 더 일찍 호텔을 나오는데 아직 호텔문도 안 열려 있다. 우리끼리 체크아웃을 하고 JR과 케이큐선(京急線)으로 시나가와를 통해 하네다공항에 도착하니 딱 출발 한 시간 전이다.
엄마가 마지막으로 남은 엔화를 소진하여 주머니가 파산상태에 이르렀다. 아들은 노트 PC의 페이트 게임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결국 비행기에서도 열심히 하다가 사고를 쳤다. 기내식 먹고 졸다가 김포에 도착해 노트 PC를 좌석 앞주머니에 잘 모셔두고 내렸다.
차를 찾아서 공항을 빠져나오는데 갑자기 생각이 나서 가방을 뒤져보니 아니나 다를까 없다. 내 데이터! PC보다 더 소중한 나의 기록들... 114를 통해 ANA서울사무소와 공항사무소로 연락을 하니 다행스럽게도 청소 중 발견한 것 같단다. 꼭 한건씩은 하네. 다시 차를 돌려 공항에서 기다리다가 김동현, 혜은이 씨 부부를 만나게 되었다.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을 했었는데...
여사님이 같이 있었으면 사진 찍자고 난리였을텐데... 수원으로 내려오는 길에 보영만두를 들러 일용할 양식을 구해 집으로.(아! 환상의 국물맛이 아니다. 사람이 미어터지더니 아직 덜 끓었나 보다) -끝-
= 여행경비 정산(JPY 1:13.6324)=
항공요금 | 1,096,500원 |
교통비 | 331,185원 |
입장비 | - |
식음료비 | 225,653원 |
숙박비 | 560,304원 |
기타 | 20,220원 |
합계 | 2,233,862원 |
*여행 필수경비가 아닌 액세서리, 선물 등의 비용은 제외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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