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은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와 하코네를 구경하기 위해 다녀온 2009년 05월 02일부터 2009년 05월 05일까지, 3박 4일간의 여행에 대한 여행일기입니다. 우리 가족의 공식적인 14번째 해외자유여행입니다.
2009.05.02.(토) 또다시 일본으로
아들의 중간고사 이후 석가탄신일과 어린이날을 합쳐 닷새 간의 연휴가 생겨서 독도와 대마도를 1박 2일씩 돌고, 양쪽 할머니집들을 돌자고 하니 아들과 엄마 모두 여기가 군대냐고 클레임이 장난이 아니다. 요즈음 독도에 꽂혀서 한번 다녀오고 싶은데 여의치가 않네. 물론 울릉도와 독도는 날씨도 도와줘야 하고...
아들은 5월 1일이나 5월 3일 중 하루는 자유를 달라고 애원 비슷한 협박을 해서 하는 수 없이 이리저리 헤매다가 요즘 애니에 푹 빠져있는 아들을 위해서 도쿄 아키하바라와 엄마를 위한 하코네(箱根)를 다녀오는 것으로 정하고 비행기와 숙소예약에 돌입했다. 5일이면 동남아를 한번 다녀와야 하는데 아쉽네. 쩝.
일본의 골든위크기간에다 한국의 연휴가 겹쳐서 호텔 잡기가 장난이 아니었으나 저녁 내내 컴퓨터 앞에서 삽질한 보람으로 신오쿠보(新大久保)역 근처의 오래된듯한 호텔을 예약하고 때맞춰 멕시코에서 발생된 돼지바이러스 덕분인지 땡처리에 걸어두었던 ANA항공티켓이 CONFIRM되며 호텔비용도 상쇄되고, 공항도 김포에서 하네다(羽田)왕복이라 공항과 시내 이동 비용도 절감되는 두루두루 괜찮은 스케줄이 확정됐다.
항상 겪는 일이지만 날치기 여행을 하다 보니 준비부족으로 시간과 금전적 낭비요인이 적지 않게 발생하는데, 출발시간이 휴일저녁인 만큼 여행안내서를 열심히 탐독했다. 도쿄의 경우 출장만도 수십 번은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사전준비를 철저하게하는 차원에서 꼼꼼하게 체크했다.
오랜만에 김포로 와서 공항에 주차하는데, 입구의 불법주차로 인해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까먹어서 줄서서 티켓팅하고 게이트에 도착하니 별로 시간이 남지도 않는다. 생각해보니 공항이동은 출장은 리무진버스, 여행은 자가용이네. 호텔은 출장이면 주구장창 항상 가는 곳, 여행이면 가능하면 경험상 이곳저곳으로... 차이가 있구나.
기내식을 먹고 잠시 졸다 보니, 어느새 비행기 바퀴음이 도쿄에 도착했다고 알려준다. 돼지 바이러스 때문인지 입국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데, 일본정부로부터 처음으로 선물도 받았다. 건네주는 마스크를 들고 입국장을 빠져나오는데 기침소리가 들리니 사람들이 모두 쳐다본다. 분위기가 요상해지는 느낌으로 꼭 사스 때와 비슷하다.
모노레일(하네다공항-浜松町)로 공항을 빠져나와 JR(浜松町-新大久保)로 호텔에 도착했다. 도쿄지역의 한국인들이 모여사는 신오쿠보 근처에 있는 신주쿠 SAN PARK HOTEL(新宿サンパークホテル)은 와서 보니 고색 찬란한(?) 약간은 부담스러운 쾌쾌한 호텔이다. 간단하게 도시락과 라면으로 요기를 하고 오늘은 꽥!
2009.05.03.(일) 오타쿠(お宅)의 성지순례
요즘 애니(TYPE MOON)에 푹 빠져 있는 아들의 성지 순례일이다. 그런데 호텔아침은 일본 호텔식의 최고로 맛없는 식사로 무뚝뚝한 아저씨가 제공하는 완전 닝기리다. 하루 900엔씩인데 돈도 아깝고 뭔가 애메하게 불편하다. 내일부터는 다른 방법을 찾기로 했다.
아키하바라역에 도착해서 아들에게 설명을 해주는데, 수십 번을 다녀간 지역이라서인지 줄줄줄 청산유수다. 젊은 시절 뒷골목까지 쑤시고 다니던 게 기억난다. 지금은 비록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이 득세를 해서 전자거리가 조금 퇴색했지만, 소니를 따라잡겠다고 정말 열심히 하던 시절에는 신제품의 보고로도 굉장했었는데...
라디오 회관과 게이머즈를 둘러보고 잠시 쉬는데, 아들의 표정이 만족스러움 그 자체인 듯하다. 규모나 다양함에 압도된 듯하다. 애니메이트에 들러 페이트 제로와 월희 관련 책자와 페이트 관련 소품을 구입한 아들은 간사하게 아빠에게 충성을 맹세한다. 가증스러운 놈. 얼마 안 가서 눈뜨면 배신한다에 한표 겁니다.
점심은 간단하게 모스버거(モスバーガー)로 때우기로 했다. 아들은 콜라가 맛있다고 하는데 아마도 뭘 좀 가미한듯하다. 마꾸도나루도에 너무 많은 로열티를 내다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일본표 햄버거란다.
다음 코스는 티셔츠등을 파는 GEE스토어다. 아들의 눈이 똥그래진다. 원피스부터 온갖 만화, 애니 관련용품들이 오타쿠들의 지갑을 노리고 있다. 아들도 아들이지만 엄마도 신이 난 것 같다. 아이들 티를 가져오더니 산다고 한다. 지갑이 얇아지면서 GEE스토어를 나와 만다라께를 돌고 역쪽으로 이동하는데 체력이 고갈됨이 느껴진다. 일단 호텔로 후퇴하기로 했다. 아이고 허리야!
아무래도 이번에는 도시락 여행이 될 듯하다. 여사님이가 밥 위에 큰 김 한장 얹혀있는 도시락이 땡긴다더니 혼자 신나게 드시고 꿈나라로 가셨다. 아들은 아무래도 아쉬웠는지 아키하바라에 한번 더 가잔다. 엄마는 계속 잔다고 해서 아들이랑 둘이서 다시 아키하바라를 페이트 위주로 더 돌고 오니 정말 녹초가 된다. 아들의 흐뭇한 미소 속에 벌써 어둠이 내리고 무사히 게이머들의 성지 순례(?)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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