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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여행/일본여행

일본여행(돗토리, 2013.05.16 ~ 2013.05.19) 1

by gogogo!!! 2024. 3. 1.

이 여행은 동해에서 선박으로 일본의 돗토리(鳥取) 일대를 다녀온 2013년 05월 16일부터 2013년 05월 19일까지, 3박 4일간의 여행에 대한 여행일기입니다. 우리 가족의 공식적인 22번째 해외자유여행입니다. 

2013.05.16.(목)~2013.5.17.(금) 싼 김에 가자

인터넷서핑 중에 돗토리선박여행이 눈에 들어왔다. 싼 가격 때문에... 아들의 학교 축제휴일 마지막날과 겹치는데 녀석은 축제에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살짝 꼬시니 바로 넘어온다. 후다닥 예약을 하고는 선실업그레이드 요청을 했는데, 날짜가 너무 촉박해서인지 다인실이 당첨되었다.(음주, 도박, 소음, 전차부대 등에 내가 난동을 피울뻔했다. 하여튼, 맛간 인간들을 참 오랜만에 많이 봤다)

장평막국수
★★★★ 시장은 반찬이 맞다. 꿀맛이다

 

축제 마지막날도 수업을 하는 훌륭한 학생을 태우고 동해로 향하는데, 라디오에서 연휴라 길이 막힐 조짐이 있다고 겁을 주더니 슬슬 차량들이 많아진다. 이천쌀밥집의 아침을 포기하고 조금 더 달리기로 하니 벌써 배고프다고 난리다. 지금은 일단 달려야 한다. 1시가 넘어서 장평막국수집에 도착했다.  

묵호물회
★★★ 시작이다. 먹고 또 먹기

 

시장이 반찬이라더니 꿀맛이다. 동해항이 초행이라, 독려해서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열심히 달려 동해에 도착하니, 생각보다도 빨리 도착했다. 물회 먹겠느냐고 하니 콜이다. 인터넷에서는 극찬을 하더니만 두 선수 표정은 그다지 행복한 얼굴은 아닌듯하다. 그저 먹을만하다고 하네.

동해항 국제여객터미널
자주 이용해야하는데

 

동해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하니 주차장이 무료다. 장사가 잘 안되나 보다. E-티켓을 제시하고 승선권을 받는데, 발권하는 아가씨가 지금 승선하셔도 됩니다라는 말에 현혹되어 아무 생각없이 배로 올랐다. 제기랄, 환전을 안 한 것을 일본에 도착하며 알게 된다. 갈수록 군기가 빠지는지, 정신줄을 놓은 건지...

 

보딩패스와 출국세
출국세내고 보딩패스받고 정신없이...

 

대마도행 코비와 비틀, 오사카행 팬스타, 시모노세키행 부관페리인 성희호에 이어서 DBS크루즈 페리에 올랐는데 다인실은 처음이다. 그 동안은 비용을 추가해서 전부 단독 선실을 이용했었는데. 이층침대를 배정받은 아들은 신이 났다. 이층침대는 어린아이들의 로망인데 이젠 대학생인데 아직도...

DBS크루즈 화장실
왜 남의 물건을 지켜보는거야

 

선박의 경우에는 이코노미클래스가 처음이라서 캡슐호텔같은 공간에 커텐을 제치고 둘러보니 일단 전원코드가 없다. 개인적인  독립공간이 없는 것이야 어쩔 수 없는데, 전기공급이 안되는 것은 심각하다. 충전도 하고 노트북도 쓰고 할게 많은데. 15시간을 무엇을 하면서 보내지. 계속 잘 수도 없고 걱정이네.

크루즈 나이트
지금 기준으로는 거의 성추행인데

 

그저 그런 만원짜리 저녁을 먹고 배구경과 바다구경을 하고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해봐야 참 시간이 안 간다. 옆 블록의 단체관광객들의 고성방가와 음주가무, 도박과 음담패설에 짜증이 제대로 나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자녀들도 같이 데리고 왔는

데 자식들에게 훌륭한 교육을 시키고 있다. 자식들이 뭘 배울지...

사카이미나토
뭘하는지 배에서 내리기도 힘드네

 

저녁보다 못한 아침(식권을 안 샀어야 하는데)을 먹고 사카이미나토(境港)에 도착했다. 입국심사가 늦어져서 10시 반 기차를 탈 수밖에 없어 페리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사람도 없고 버스도 없다. 20여분을 허비하고 터미널 내로 가서 물어보니 버스운행이 없어졌다고 한다.

사카이미나토 국제여객터미널
어째 휑하다싶더니 버스가 없어졌네

 

허겁지겁 다시 밖으로 나오니 마침 요나고역(米子駅)행 버스가 부릉거려 뛰어가서 자리를 잡았다. 거의 대부분이 패키지손님이라 없어졌나 보다. 계획보다 한 시간이 지연됐다. 요나고역 앞의 도요타렌터카에서 차를 받는데 일본인특유의 친절함 때문인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12시가 다되어 시동을 걸 수 있었다.

요나고-돗토리 사구센터 드라이빙
갈수록 적응이 되어가는 오른쪽 운전대

 

돗토리 사구까지는 두시간 반정도 걸린다고 내비에 나오는데, 실제로는 80~100킬로로 주행해서 30분 정도 세이브가 되었다. 도로 정비가 잘되어서 국도임에도 불구하고 운전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과속카메라들을 주의(? 잘피해가면서)하면서 사구센터(砂丘センタ)에 도착했다.

사구센터 점심
쪼깨 거시기하지만 분위기로 맛있는게 가능하네

 

차를 주차하고 키를 하수구에 떨어트려 잠깐이나마 멘붕상태를 경험하고, 사구센터 안으로 들어가니 패키지그룹으로 아비규환이다. 인터넷에 맛나보인 점심을 먹고 나오니 그 많은 버스와 사람들이 싹 사라지고 조용하다. 패키지팀들을 피해야 산다. 리프트를 타러 갔더니 아무도 없다. 리프트에 안전바가 없다. 무섭네.

돗토리사구 리프트
왕복 300엔짜리 전망좋은 리프트

 

생각보다 아들이 더 좋아하네. 두 사람이야 사막이라고는 그다지 모래가 예쁘지 않은 네바다사막밖에 보지 못했는데, 좋아하는 것을 보니 이곳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모래가 아주 부드럽지는 않아서 바람에 날려오는 게 회초리로 때리는 듯하다. 맛바람이라서 모래비가 슬슬 달려온다.

돗토리 사구1
사방이 모래투성이니까 사구로는 인정

 

발이 푹푹 빠지는 가운데 언덕으로 올라가는데, 모래바람이 칼바람이 되어 뺨을 내리쳐서 조심하라고 얘기를 하는 순간 입안 가득히 모래가 들어온다. 눈을 뜰 수가 없다. 온몸에 모래가 있는 듯하고, 신발 속에도 모래가 가득하다. 리프트로 다시 돌아오니 타는 곳쪽에 장화대여소가 보인다. 오 마이 갓!

돗토리 사구2
바닷가라서 진정한 모래바람이

 

아들 최고의 배아이스크림을 열심히 먹으며 하쿠토신사(白兎神社)에 도착했다. 아들이 너무 좋아해서 다니기는 하는데 신세대가 이런 걸 좋아하다니 참. 하여간 열심히 기도하고 웃고 즐거워하는 것을 보니 나도 즐겁다. 서두른 덕에 오늘 코난박물관까지 볼 수 있겠다. 나는 언제쯤 이 숙제정신을 벗어날 수 있을까?

하쿠토신사
토끼보는게 이번 여행의 시작이다

 

요나고로 돌아오는 길에 끝이 궁금하다고 아들이 지금까지도 열심히 보고 있는 코난박물관(青山剛昌ふるさと館)에 도착했는데, 오잉! 주차장에 차가 한 대도 없다. 벌써 문을 닫은 건가 하고 입구 쪽으로 가니 아직 오픈 중이다.

 

코난박물관 입장료
만화 인기에 비해 관람객이 적기는 하다

 

금요일 오후인데도 관람객은 우리뿐이고 박물관도 700엔씩 입장료내기는 아까운 듯하다. 사진이나 찍고 나가려는데 코난 퀴즈용지를 주길래 문제를 풀면서 이층까지 순식간에 한 바퀴 돌고 나왔다. 입구에 허영만화백이 다녀갔는지 액자가 하나 걸려있다. 사실 코난이야 졸업하고도 남을 나이가 됐지.

탐정 초급 인증서
퀴즈에 질수는 없지
극장판 코난
영화, TV로 재벌된거 아닌가?

 

요나고로 돌아가며 저녁은 구라스시(くら寿司)에서 먹기로 했다. 100엔 초밥으로 눈치 보지 말고 배 터지게 먹으라 하고 들어갔다. 미도리스시급에서만 먹다가 100엔 회전스시로 오니, 가격은 싸지만 참치 등의 수준차가 느껴진다. 아들은 스시도 스시지만 녹차가 맛있다고 하네. 그놈 참, 영감님 입맛도 아니고 고풍스럽네. 터치메뉴도 익히고, 신칸센배달도 경험하는 OJT를 제대로 하고 있다.

구라스시
신칸센배달과 뚜껑열린게 신기하다

 

저렴하지만 먹을만한 녹차와 스시를 신나게 먹고 나오니 벌써 어두워졌다. 빨리 호텔로 가자! 호텔 체크인을 하고, 발을 씻는데 모래가 장난이 아니다. 아마, 머릿속에도 모래가 가득할 텐데 감기가 귀찮다. 저녁에는 언제나 그랬듯이 라면과 도시락으로 야참을 드시고 주무신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침대에 모래가 가득하다...

야식타임
밤에 먹는거 좋아하는 집안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