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은 일본의 도쿄 아키하바라 일대의 애니메이션 관련 샵들과 코미케가 개최되는 오다이바의 빅사이트 일대를 둘러본 2011년 01월 13일부터 2011년 01월 16일까지, 3박 4일간의 여행에 대한 여행일기입니다. 우리 가족의 공식적인 17번째 해외자유여행입니다.
2011.01.13.(목) 아들에게 아키하바라란?
아키하바라를 게임의 성지라고 생각할 나이가 한참 지난 아들 녀석은 그래도 가야 한다고 우기고 있다. 고등학생이 되고 이제는 공부에 집중해야 함에도, 아직도 게임에 목메어 살다니 안타깝지만 그냥 가주기로 했다. 하필이면 새해 들어 항공료가 인상되어, 가격에 울면서 3박 4일의 비행기를 확보한 것이 1월 12일 아침이다.
지난주부터 숙소는 조금씩 보고 있었는데 일정을 확정하고 숙소예약을 하려니, 이런 된장 아키하바라 근처의 호텔은 이미 예약을 받지 않는다. 다급하게 되는대로 예약은 했는데, 현금이체가 되지 않고, 공인인증서를 이용하라고 하니 정말로 패
닉상태에 접어들었다. 다행히 후배가 대신 공인인증서로 아카사카 근처의 요코호텔(赤坂陽光ホテル)로 숙소를 예약해 주어 한숨 돌렸다. 이제는 공인인증서를 만들어야겠다.
친구 녀석들의 성화에 골프존 리얼버전으로 전투 중인 스크린골프장에 도착하니까 토요일 저녁의 온천이용권을 결제하라고 문자가 딩동하며 온다. 도깨비여행스타일 일정인 아침 6시 20분 비행기여서 호텔비가 아까워 온천을 예약했는데 확정이 되었나 보다. 그 많은 ATM기기는 꼭 급하면 안 보인다니까. 어제 친구랑 가짜양주를 마셨는지 속도 안좋은데 죽겄다.
녀석들은 분당으로 가고 집으로 퇴근해서 내일부터의 작전수립을 하려고 운동복 겸 잠옷으로 갈아입고는 누워서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깜빡 잠이 들어버렸나 보다. 어느새 어두워졌는데 강아지가 조금 이상하다. 발작을 하는듯하더니, 주기가 점점
짧아진다.
결국, 인터넷 여기저기 살펴보다가 야간 동물병원과 연락이 되어 11시가 넘어서 강아지를 안고 병원으로 향했다. 우리 집에서 자란 지는 약 8년 정도 되는데, 발작이 일어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정말 안쓰럽다. X-RAY와 혈액검사를 하고, 기다리는데 별생각이 떠오른다. 강아지도 걱정이지만 아들 녀석의 눈물을 보니 마음이 깝깝해진다. 내일 일본으로 가야 하는데 이것 참.
의사 선생님이 탈수현상과 장내가스에 의한 이상현상일듯하다며 신경손상도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여사는 혹시 오늘밤에 무슨 일이 일어나서 아들이 충격받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혹시나 하여 집에 들러 짐을 꾸려서 강아지를 데리고 사무실로 왔다. 약도 먹이고 간헐적으로 아직도 발작하는 강아지와 잠자리에 누우니 벌써 새벽 3시다.
비몽사몽간에 일어났는데 다행히 강아지도 잘 자고 있다. 휴우~ 오늘 일정을 대충 추려보니 바쁠듯하다. 일단, 회사일을 급한 대로 정리하고 아들이 학교 다녀오면, 병원에 가서 아들 다친 손가락도 검사하고 강아지는 선생님과 상의하여 입원을 시키고 공항으로 가기로 했는데, 역시 계획과 현실은 달라서 허겁지겁 공항가는 것도 정신이 없다.
우여곡절 끝에 다행히 안정권으로 접어든 강아지를 입원시키고, 부곡 쪽에서 늦은 점심으로 묵은지찜을 먹는데 맛이 예술이다. 역시 숨은 강자들이 많이 있다. 다행히 인천대교 쪽으로 공항길을 잡는 바람에 7시 정도에 인천공항 장기주차장에 도착했다. 시간이 조금 남아 KAL라운지로 갔는데 별 관심들이 없다. 이용권만 날렸다.
하네다공항까지는 단거리여서인지 부실한 식사를 하고 잠시 신문을 보고 있는데 벌써 도착이라고 한다. 아들 녀석은 손가락 붕대를 벗기고 싶어서 안달이다. 아들도 손가락 부상이고 강아지도 입원하고 일들이 많았는데 정말 정신없이 처리하고 오기는 왔다.
입국장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빠져나와서 국내선행 셔틀버스를 타고 터미널을 이동해서 모노레일을 타고 앉으니 늦은 밤이라서 그런지 아무도 없다. 그런데 모노레일에 국제선역이 있다. 뭐야 그사이에 업그레이드가 된 것도 모르고 괜히 국내선까지 이동했네. 굳이 올 필요가 없었네. 어리바리하게 되어버렸네.
하마마츠쵸(浜松町)역까지 가는 도중에 아무리 짱구를 굴려봐도, 아카사카(赤坂)까지 만만하지가 않다. 역에 도착해서 우리나라보다는 덜하지만 찬기운을 마시니 일단 눕고 싶다. 시간도 어느새 1시고 해서 환승역을 찾느라 왔다갔다 하는데 여사님이 택시로 가자고 한다. call????!!!!
하기야, 세명의 전철비와 시간소비를 천엔 정도 더 지불해서 해결한다면 밑지는 장사는 아닐듯하다. 호텔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니 다시 새벽 3시다. 새벽 3시가 이번 여행의 아이콘인가?
2011.01.14.(금) 아들의 아키하바라, 우린 구경꾼?
늦게 자서인지 아홉 시가 넘어서 일어나니, 아들은 시간이 아깝다며 평소의 만만디는 어디 가고 머리 감고 난리다. 아키하바라역에 도착하여 모밀과 카레 한 그릇으로 아침을 대신하고서 바야흐로 아들의 시간이 왔다. 일단은, 라디오회관의 K-BOOKS를 둘러보고 애니메이트를 정밀수색 한다. 이제는 여러 번 와서인지 순서가 정해져 있는 듯 거리낌 없이 다닌다.
GEE Store에서 한동안 시간을 보내고 만다라케로 간다. 여기는 혼자서 구경하겠다고 따라오지 마라고 해서 우리 둘은 옆의 수제품가게에서 돈을 쓰며 아들을 기다리기로 했다. 여사님도 소비의 여왕이다. 수제로 만든 장갑이며 양말, 털모자 등을 타켓으로 열심히 보고 있다. 이럴 때는 체포해서 밖으로 연행하는 것만이 답이다.
소프트맵과 게이머즈를 통해서 충분한 쇼핑을 한 녀석은 요도바시카메라를 끝으로 1차 조사가 끝났나 보다. 웬일로 세가에 다녀오겠다고 하더니 없어지고, 여사님은 먹거리 쪽으로 없어지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아들이 나를 끌고 세가게임장으로 들어갔다. 아들 녀석도 사행심이 조금 있는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2천엔이나 상납했다. 그러고도 아쉽다는 표정이다. 설명을 해줘도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끌고 나왔다.
두 인간을 확보하고 담배 한 대 피우고 오니 또 안 보인다. 어느새 빵집에서 계산중이다. 이 인간들을 묶어 놓을 수도 없고 참. 일본말도 못하면서 그래도 맛있는 건 기차게 찾아온다. 게이머즈를 다시 한번 복습하고, 점심은 미도리스시에서 하기로 했다. 원래는 아키하바라 근처의 우동을 먹기로 했는데, 아들이 아직 우동의 맛세계에 입문을 못한 관계로...
미도리스시는 예전에 시부야점에서 게장샐러드를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었는데 긴자점도 역시 예술이었다. 점심시간영업이 끝나고 정리시간 막바지에 도착해서 밖에서 차 한잔하고 이십분 정도 대기하다가 바로 늦은 점심을 시작하였는데 아들은 장어가 사르르 녹는단다. 새배이신 사모님은 반도 못 먹고 배부르단다. 가격이 얼만데 다 먹어라. 추가로 게장샐러드를 주문해서 나 혼자 다 먹었다. 또 먹고 싶네.
들어갈 땐 환하더니 어느새 어두워졌다. 택시비도 비싼 나라에서 두 모자는 택시되게 좋아한다. 호텔로 돌아와 잠시 쉰다는 것이 언제나처럼 잠이 들어버렸다. 아홉 시가 다되어서 일어나, 컵라면이랑 도시락으로 저녁을 먹고 어영부영하다가 자리에 누우니 잠이 올리가 있나!
아들은 꿈나라로 가고, 여사님과 나는 누웠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다가 결국 아시안컵 축구 일본경기를 다 보고 나서 잠을 자려니 또 새벽 3시가 다되어간다. 이호텔은 체크아웃이 10시라서 아침에 체조 좀 하겠다. 이번 여행은 새벽 3시랑 되게 친하네. 아마 내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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