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여행(런던, 2008.07.23 ~ 2008.07.30) 3

오늘은 셜록 홈즈 박물관(Sherlock Holmes Museum)에서 추억에 잠시 잠기고, 버킹엄궁전(Buckingham Palace)과 여왕의 갤러리를 방문하고, 그리니치 천문대(Royal Observatory Greenwich)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

2008.07.27.(일) 명탐정 홈즈, 버킹엄궁전

오늘은 호텔을 옮기는 날이다. 일찍 일어나서 체크아웃을 하고 나섰는데 DLR(Docklands Light Railway)이 운행중지라 시작부터 삽질이다. 호텔 위치를 잘 몰라 일단은 런던시티공항까지 DLR로 가서 두리번거리다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 내 맘대로 하다가 빙둘러서 두 배는 걸어서 호텔에 도착했다. 아우~ 혈압 오른다.

EARLS COURT에서 시티공항으로

저렴한 가격때문에 조금 외곽으로 나왔다

 

아! 역시 에어컨과 냉장고가 없다. 그래도 가격이 싸니까 용서해 준다. 그런데 스코틀랜드 여행을 포함하여 전체 4주 정도의 영국여행에서 냉장고와 냉난방기는 딱 1대씩 봤다. 별로 필요 없는지... 체크인을 하고 들어가니 2층 침대가 있다. 멀다고 투덜거리던 아드님은 급방긋 모드로. 잠시 쉬고, 물 좀 마시고(2 리터) 시내로 GO!

지하철이고 거리고 어디나 도배되어 있는 명탐정

 

먼저 DLR로 Pontoon Dock역에서 Baker Street에 있는 홈즈선생 박물관으로 이동하는데, 오늘은 날씨가 조금 따갑네. 다시 근처 마트에서 콜라와 생수를 문자 그대로 벌컥벌컥 드링킹하고, 홈즈 박물관 앞에서 홈즈 폼으로 한컷하고 올라가니 와트슨 선생이 우리를 반겨준다. 아들은 일단 방명록을 남기네. 나중에 한번 와바라.

유치하면 어때. 나만 좋으면 되지

 

내 어릴 적에 셜록 홈즈와 아르센 루팡의 신나는 모험과 사건들의 얘기 속에서 추리소설의 세계로 입문하였는데, 여기저기의 피규어(?)와 작품을 묘사한 스케치 등으로 잠시 옛 생각에 빠져들게 되었다. 그런데 꾸며진 것들의 디테일이 너무 떨어져서 어린시절의 추억속으로 몰입이 되지 않다 보니 큰 포스는 느껴지지는 않는다.  

라이터도 하나 사고

 

셜록 홈즈 박물관 근처에 비틀즈 스토어가 있어서 눈으로만 구경하고, 버킹엄 궁전으로 가자. DLR을 이용하여 베이커 거리에서 그린파크(Green Park)에 도착하여 궁전 가는 길에 샛길로 빠져서 소시지 사먹고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엄청난 인파가 우리 쪽으로 오고 있다. 위병교대가 끝났나 보다. 

밀물처럼 밀려들어와서 썰물처럼 사라진 사람들

 

버킹엄 궁전의 위병 교대식을 보려고 했는데 호텔 찾느라 헤맨 시간 때문에 이미 끝나 버렸다. 내일 윈저궁에는 제때 가서 보자. 여왕님 갤러리랑 여왕님의 마구간을 구경하고(여기는 정말 돈 아깝다. 물론 엄마는 왕관과 보석을 보더니 안 아까운 얼굴이더구먼) 파스타로 식사를 간단하게 하고 그리니치로 가기로 했는데 기차 때문에 쌩쇼를 하게 되었다.

고급지기는하다

DLR이 그리니치로 갈아타는 곳부터 문제가 생겼는데, 아들이 천문대를 보고 싶어 해서 어떻게든 가보려 하는데 이거야 정말 쉽지가 않네. 일단 일부 폐쇄된 역 때문에 DLR이 제공하는 버스로 그리니치 역까지는 어째어째 무사히 갔는데 이미 천문대 입장 시간은 끝났다.

어렵게 왔는데 시마이라니...

 

시련의 끝은 이것이 아니라 커티 샤크호는 보수 중이라 천으로 쌓여 있고 돌아가는 전철도 없고 보트투어는 여섯 시에 마지막 배가 출발하고 없다. 간단하게 요기라도 하려고 마트에 갔더니 우리 같은 관광객들이 쓸고 지나 갔는지 텅텅 비어있다. 아니 다시 에어컨도 없는 찜통 버스로 돌아가야 한단 말인가? 이런 시바르가 있나. 망했다.

보수라고 아무 것도 보이지않는다. 천막만...

 

원래 계획 중에는 지하 터널로 테임즈강을 건너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이미 기가 꺾여 별로 내키지가 않는다. 앉아서 짱구를 굴려봐도 별 묘수가 없다. 결국 터널 입구에서 갈등하다가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찜통 버스로 푹 쪄져서 돌아왔다.

고냐? 스톱이냐? 장고끝에 집으로

 

결국은 그리니치에서 DLR버스로 West Ferry로 가서 다시 Pontoon Dock으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고 호텔로 돌아오니 진이 다 빠져버렸다. 수색정찰이나 하려고 한 바퀴 도는데 호텔 주변의 교회가 뮤직홀(나이트)로 바뀌어져 있다. 영국에서는 종교의 내홍이 크게 한번 있었다고 알고 있는데 종교인은 아니지만 슬픈 현실이다.

교회가 나이트가 되어있는 슬픈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