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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영국여행

영국모험여행(스코틀랜드, 2022.12.14 ~ 2022.12.26) 3

by gogogo!!! 2024. 3. 1.

오늘은 눈이 너무 많이 내려 두렵지만 스쿤성(Scone Palace)과 세인트앤드루스(St Andrews)를 구경하고 숙소가 위치한 스톤헤이븐(Stonehaven)까지 이동하는 계획을 세우고 조심스럽게 출발하였습니다.

2022.12.16. 벽까지 밤새도록 계속 눈이 내린다... 펑 퍼~

퍼스(Perth)-세인트앤드루스(St Andrews)-스톤헤이븐(Stonehaven)

- (10) 블랙워치박물관(The Black Watch Castle & Museum) 눈 녹기 전에 돌격!

- (20) 스쿤성(Scone Palace) → Scone Palace Visitor Car Park 위험해서 Pass

- (70) 세인트앤드루스성(St Andrews Castle) 눈으로 Closed

→ ℗ 코인주차 or Bruce Embankment(St Andrews Public Parking)

세인트앤드루스대성당(St Andrews Cathedral) 눈으로 Closed

- (10) Station Hotel Stonehaven 

BBC(스톤헤이븐)날씨
봐도 봐도 눈과 비밖에 보이지않아 우울해지는 날씨 예보

 

저녁 내내 내리는 눈은 아무래도 깊은 잠에는 방해가 된듯하다. 새벽에 아무래도 느낌이 싸해 밖을 보니 아직도 눈이 계속 내리네. 운전을 하기가 두려울 정도인데, 안 갈 수도 없고 정말... 잠깐 하루를 여기서 더 묵을까도 생각해 봤지만, 그래도 가야 한다. 밖에 나가보니 호텔을 벗어나는 것도 만만하지는 않을 듯하다. 아들은 호텔방 사진을 무서워하네. 기분 나쁘다고... 그래도 아침 먹고 다들 가네. 우리도 가자. 엉금엉금 기어서 호텔을 벗어났다. 여긴 왜 눈을 안 치우는 거야!

블랙워치박물관
정원과 어우러져 고립된 성처럼 보이지만 시내에 있다.

 

블랙워치박물관 앞은 지난주에 내린 눈과 내리는 눈으로 미끄럽고 위험해 보인. 직원들 출입구 쪽으로 가는 바람에 눈이 다져진 부분이 있어 더 미끄럽네. 돌아서 주차장으로 가니 직원들이 막 눈을 치우고 있다. 주차메타도 눈을 덮어쓰고 있다. 눈 때문에 주차비는 무료. 옆의 정원과 어우러져 장관인데 고개를 돌리면 시내다. 이번에 느낀 건데 현지인들은 눈 때문에 조심하고 자제하면서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여행객들은 겁도 없이 여기저기 몰려다닌다. 여기도 마찬가지지만...

 

스쿤성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긴급 정지했다. 내려가는 왼쪽길이 깨끗하다. 비상깜빡이의  압박 속에서 결정을 해야 한다. 경사 때문에 갔다가 못 올라올 것 같다. 그리고 차가 다닌 흔적이 없다. 길이 너무 미끄러울 것 같아 과감하게 스킵하고 세인트앤드루스로 가다가 우회전하는데, 눈길에서 차가 밀린다. 뒤로 밀리는데 아직도 등골이 싸늘하다. 뭐야! 경차보다도 힘이 없네. 거기다 스노우타이어나 체인도 안 감았으니. 완전히 스코틀랜드 왕복 1.5차선에서 골로 갈뻔했다

세인트앤드루스로 가는 눈내리는 풍광
약간 무서울 정도로 온 사방이 눈으로 덮여있다

 

내비가 제대로 안 알려주는 건지 길 폭이 좁아서 운전이 편하지 않다. 운전대 앞의 모든 풍광이 눈이다. 멋있다기보다는 조금 무서운데, 집사람은 멋지다고 사진 찍고 난리다. 실제로는 1시간 정도면 도착해야 하는데, 조심조심 가다 보니 2시간이 훌쩍 지난 것 같다. 눈비를 뚫고 세인트앤드루스성에 도착하니, 이런 젠장, 눈 때문에 쉰단다. 우리는 목숨을 걸고 왔는데... 다른 관광객들도 미끄러운 길을 비틀비틀하다가 실망한 표정으로 간다. 우리도 빨리 호텔로 가자. 어두워지면 더더욱 위험해질 듯하다. 바닥이 얼어 사고 날 듯...

세인트앤드루스성
빙판이 된 세인트앤드루스성

 

중간에 주유한번하고 호텔에 도착하니 벌써 어두워지고 있다. 스톤헤이븐 역 앞은 너무 미끄러워 주차하는 게 장난이 아니네. 일단 체크인하고 내일 아침 일찍 차 빼기가 쉽지 않을 듯하여 여기저기 살펴가며 주차를 하는데, 전부 스케이트장이어서 자리 찾기가 어렵네. 카운터에서 저녁식사를 호텔에서 할 거면 지금 주문을 하란다. 아니 6시에 식사한다니, 그래 지금 주문하란다. 알고 보니 술안주가 아닌 식사는 대부분이 주문받고 시마이하는 스타일이다. 특히 작은 가게나 모~호텔급의 경우에는, 전부 3시 정도면 셧다운이었다.  

 

스코틀랜드의 날씨를 자세히 보니 우리의 여행 일정이 간발의 차로 눈과 비를 피해서 도망가는 형국으로 아슬아슬하다. 그리고 미리 내린 폭설의 영향으로 도로가 얼어붙어 빙판이어서 조금 무섭다. 그래도 피할 수는 없으니, 즐겨야지 어떡하겠나? 이젠 여행에서 모험이 되었네. 잠시 기절하고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데 식당의 내공이 보통이 아니네. 영국의 피시앤칩스가 맛없다고 하더니 여긴 맛있네. 스코틀랜드 맥주와 식사를 안주삼아 마셨더니 피로와 어우러져 금방 취하네. 하루에 오백으로 3잔만 마시란다. 사모님 몫을 뺏어먹어야 4잔이네. 방값이나 술값이나 비슷하네.

 

영국의 정책에 따라 난방과 온수문제로 산에서 등산하는 형태로 세수만 하고 살고 있다. 조금 춥다. 근처의 가게에 가서 일용할 간식 좀 구입하고 오는데 지도상으로 왕복 5분인데 20분 걸렸다. 여기는 눈 치우는 사람이 없나 보다. 스케이트나 썰매를 타고 다녀야겠다. 원래 작은 호텔은 도어록이 열쇠냐 카드냐로 그레이드 구분을 해왔는데 Station Hotel Stonehaven 의 방키는 아들의 마음을 훔쳐갔단다.

호텔 방키
아드님의 감성을 사로잡은 방키

 

중간중간 도로 상황을 보러 순찰을 도는데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호텔로 돌아오는 한잔하신 투숙객이 노래 부르며 차에서 내리시다가 훌러덩 한 바퀴를 슬로우비디오로 도신다. 웃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울 수도 없는.  삐걱거리는 나무계단소리 속에서 뒤척뒤척 또 하루가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