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행은 일본의 미야지마를 거쳐 히로시마(広島)를 2015년 05월 30일부터 2015년 06월 02일까지 다녀온 3박 4일간의 여행에 대한 여행일기입니다. 우리 가족의 공식적인 36번째 해외자유여행입니다.
2015.05.30.(토) 얼떨결에 떠난 급조된 여행
수요일 아침 10시에 걸려온 선실업그레이드 가능 전화에 코~올. 토요일 출발인데 어떡하지? 가자! 인생 뭐 있나! 안 그래도 친가와 처가를 한번 가려했는데 출발이다. 새벽 일찍 강아지님을 알현하고, 요즘 핫한 수요미식회의 대구 떡복이집(윤옥연할매떡복이)에서 아침을 먹었는데, 오잉~ 뭔 맛인지 잘 모르겠다.
본가에 들러서 잠시 할머니와 손주의 만남을 주선하고, 부산으로 이동한다. 비가 약간씩 내리는데 주행에 크게 지장은 없는 듯하다. 점심은 유명한 부산의 다리집에서 떡볶이를 다시... 죠스 탓인가? 왜 고객감동이 안 느껴지지? 그나저나 주차가 너무 어렵다. 차 가지고는 안 와야 하네. 배나 타러 갑세.
부산항 터미널 내부에 자리가 없어 외부주차장에다 차를 맡기고 오랜만에 성희호에 올랐다. 1등실이 사진의 느낌보다는 크네. 몇 년 전에는 4인실에 탄 것 같은데...두분은 1등실에서 주무시고 나는 다인실에서 자야지. 뭐.
처음 탈 때에는 배구경도 하고, 각층을 구경하고 갑판에도 가고 그랬었는데 배를 이용한 여행이 많아지다 보니 이제는 바깥구경같은 것은 아예 없고 선실과 선내에서만 놀다가 담배 피울 때나 나가 보네. 아들은 숙제한다고 이층에서 아예 내려오지를 않네. 하여간 이상한 놈이야~
오늘 식사라고는 떡볶이랑 어묵 먹은 게 다여서 제대로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그다지 땡기는 음식이 메뉴에 없다. 오랜만에 컵라면국밥으로 정하고 깻잎 통조림으로 야참 겸 저녁을 먹는데 꿀맛이네. 밥 먹고 다인실로 구경을 갔더니 여사님은 자기는 여기서 못 잔단다. 왜 못 자지? 일층침대에서 칼잠을 자다 깨다 또 자다...
2015.05.31.(일) 미야지마(宮島), 좋네
아침에 시모노세키에서 내려 닛뽄렌터카(ニッポンレンタカ)에서 차를 찾고 미야지마로 출발한 시간이 8시 30분이다. 비용을 줄여보겠다고 렌터카도 저렴한 곳에서... 시작이 계획보다 조금 더 빠르다. 약간은 걱정했는데 출발이 좋다.
휴게소에서 간단하게 요깃거리를 구입해서, 차 안에서 먹으면서 미야지마로 향했다. 미야지마 페리항에서 장어덮밥을 먹기로 했기에 허기만 채우고 달렸다. 우에노에 도착하니 이미 줄이 장난이 아니다. 계획변경. 페리로.
지난번 아오모리에서도 그러더니 여기도 주차비가 1000엔이다. 이놈들이 돈독이 올랐나? 장어는 일단 섬을 보고 난 뒤에 히로시마가기전에 먹기로 하고 미야지마에서 규망(牛まん) , 니기리텐(にぎり天) 등 군것질거리로 시간을 벌자. 나도 배가 마이 고프다.
날씨가 여기는 벌써 여름이네. 끈끈한 습도가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가 생각나게 만드네. 페리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사슴들이 기다리는 섬에 도착.
생전 처음으로 초코볼 같은 사슴똥도 구경하고 출세했네. 이 녀석들이 사람이 무서운 줄을 모르네. 아침을 못 먹인 죄로 아이스크림, 이까야키, 니기리텐, 규망 등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두 선수. 규망은 만화 명탐정 코난의 잠자는 코고로아저씨도 다녀간 것으로...그 와중에 응가까지 하고 오는 아들. 훌륭하다.
바다쪽의 도리이(厳島神社大鳥居)는 비록 물이 빠져있지만 그것대로 멋있네. 풍국신사(豊国神社)를 잠깐 들리고 뭔가 너무 새것같기도 한 오중탑(五重塔)도 둘러보고, 대성원(大聖院)쪽으로 이동하려고 하는데 아들은 혼자 앞서더니 신사방향으로그냥 가버린다. 무슨 신사 탐방자인가?
대성원까지 10여분 걷는데 습도 때문인지 입구에서 엄마 조난. 본관에서 나까지 졸. 혼자 구경하고 온 아들은, 혼자보기 아까웠다는데 우리는 안 아까움. 헉헉~. 신사후문에 도착하니 에이 10,8 후문이 아니라 출구네. 다시 백또로 입구까지 가는데 여사님의 지름신이 강림했다. 참을 인, 참을 인, 참을 인.
입구에서 손을 심하게 깨끗하게 씻고(사실은 메르스 때문에 우리나라가 난리가 났지만) 신사에 입장하니, 마침 결혼식 중이다. 구경하다가 아들이 미쿠지를 뽑아서 날 보여준다. 운세가 좋게 나와서 가져간단다. 나쁘게 나오면 신사에 매어 두고 가고. 어쭈, 하여간 요즘 가끔씩 나를 놀라게 하네. 우리 집 꼬마(?)가.
색소과자 같은 슬러시라고 주장하는 얼음과자와 망고를 갈아놓은 듯한 슬러시라고 주장하는 것들을 먹으며 페리항으로 사슴들과 이동. 그 와중에도 여사님은 득템에 성공. 물론 돈은 내가 내고. 미야지마섬이 조그마한 줄 알았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차를 싣고 올껄하는 후회가 드네. 체력이 거의 방전됐다. 페리의 살랑이는 바람이 그나마 위안이 되네.
장어덮밥집 우에노(あなごめしうえの)앞에는 여전히 긴 줄이... 망설이지 않고 도시락을 구입해서 차로 이동했다. 오늘 숙제가 아직 남아있어 히로시마 가는 차 안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로 하고 출발. 맛은 있네. 조금 식었지만.
요즘 좀 이상한 게 여행코스에 정원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나도 이제는 늙었는지 풍광에 끌리기 시작하는 듯하다. 뭘까? 슛케이엔(縮景園)은 아들의 벌레사랑(?)때문에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나왔다. 다 큰 놈이, 왜 이리도 겁이 많나. 나비를 보고 도망가는 꼬락서니에 말문이 막히네. 나비를 벌레라고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근데 벌레인건 맞나?
호텔 체크인(三井ガーデンホテル 広島)을 하고 잠시 쉬다가 근처 이자카야로. 원래 준비된 오코노미야키는 체력의 방전으로 포기. 손님이 아무도 없어서 불안하더니 맛들이 그냥 그렇네. 급기야, 꼬치에 피가 묻어서 덜 익은 야키도리에 급마무리. 근처의 편의점에서 항상하던 대로 컵라면과 도시락, 김치의 조합. 최고다! 맛있는 고추의 향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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