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집안으로 이동하여 광개토대왕비와 왕릉과 장수왕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장군총을 살펴보고, 압록강으로 이동하여 북한을 바라보고 내일은 돌아가는 일정으로 투어전세버스에 올랐습니다.
2011.07.23.(토) 광개토대왕비
드디어, 아침식사에 컵라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식이 그리워지는 타이밍은 아닌데, 패키지에서 제공하는 근본 식사의 질이 높지 않다 보니 어쩔 수가 없었을 거다. 칠순팀들은 밑반찬을 박스로 가지고 왔는데, 우리는 컵라면 몇 개와 대한항공이 제공한 고추장이 우리의 식량 전부다. 아드님은 드셨으니 또 주무시겠지.
물론, 아들의 잠자기는 이제 전부가 놀라워할 수준이 되어가고 있다. 가이드도 이렇게 잘 자는 사람을 본 적은 없다고 한다. 집안으로 이동하는데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갔다. 다시 통화를 거쳐 집안으로 가는 도중에 중국 참외를 맛보려고 잠시 차를 세웠다. 커다란 꾸러미가 35원 정도라서 구입해 먹는데, 전 멤버가 1박 2일 내내 먹어치웠다. 돈은 엉뚱하게 가이드가 내고...
고구려귀족들 무덤의 유적지를 잠시 둘러보고, 광개토대왕비로 이동했다. 시호가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 國岡上廣開土境平安好太王)인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의 유적이 중국의 문화유산이 되어있다니... 광개토대왕비를 둘러보고 무거운 발길로 호태왕릉을 올라가는데, 관리가 느껴지지 않는 제국의 흔적들에 기분이 묘해진다. 옛날 노래처럼 무너지고 흐트러진 왕조의 자취에.
다행히, 장수왕릉은 그나마 보존상태가 훌륭하다. 3년 전만 해도 왕릉에 올라갈 수도 있었다고 한다. 일부 없어진 받침돌도 있지만. 하기사 만리장성도 돌을 빼내어 사용했으니, 남의 나라 무덤이야 오죽했겠냐마는... 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생수 몇 병의 가치가 높다.
기타 고분들을 차창너머로 훑어가며 다시 집안시내로 들어와 점심식사를 한 뒤에 압록강으로 가기로 했다. 고기에서 풍기는 특유의 중국 향신료덕에 맛은 있는데, 허기만 겨우 채웠다. 언제 다시 여기에 와볼 수 있을까? 졸본성이 있는 환인(桓仁, Huan Ren)지역이 이번 여행길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 아쉽다.
압록강에서 보트를 타고 10분 정도 북한 쪽을 한 바퀴 돌아보는데 사람 기분이 참 묘하다.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한 건가! 약간만 더 가까운 곳이었으면 좋았겠는데, 강물 또한 그렇게 깊게는 느껴지지는 않는다. 더운 여름날에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북한땅을 바라보고 나니 가슴이 다 시원해진다. 가까운 국내성터를 보는데 남은 것이라는 나즈막한 성벽만이 옛날의 영화를 말해주고 있을 뿐이다. 역사는 승리자의 것인가 보다.
다시 통화에 도착해서 호텔에 도착하니 초저녁이다. 저녁시간에도 가이드가 계속 안 보였는데, 알고 보니 백두산에서 사고가 생겨서, 다친 사람을 병원으로 이동시키고 하는 일들을 도와주느라 오후와 저녁 내내 바쁘게 다녔나 보다. 여행지에서 사고는, 더구나 해외라면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된다. 조심들 해야 한다.
아드님이 양꼬치를 드시고 싶다고 해서 호텔 근처를 수색해서 양꼬치집을 발견했다. 양꼬치 20개와 구운 옥수수를 구입해서 돌아오니,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한순간에 먹어치운다. 이번 여행에서는 옥수수밭은 원 없이 구경했다. 한번 더 다녀올까 하다가 컵라면을 선택했다.
2011.07.24.(일) 선양
여행 마지막날이다. 끝없는 옥수수밭, 공포의 화장실, 잠으로 보낸 이번 여행도 막바지에 다 달았다. 아들은 다시 꿈속에서 선양으로 달린다. 선양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마치고 서파거리를 휑하니 둘러보고 공항으로 향했다. 버스 한번 원 없이 탔다. 가이드얘기가 20시간 정도를 버스에서 보냈단다. 옵션도 하나도 안 하고해서, 가이드에게 별도로 팁 좀 주고...
공항에서 마지막 황당 시추에이션이 벌어졌다. 라면 두 그릇과 콜라 한 캔이 185원이라니 기절할 가격이다. 폭리의 끝이다. 항공사 직원에게 물어보니, 문제는 여기 외에는 요기할 데가 없어서 속수무책으로 당한단다. 더 큰 문제는 라면맛이 끝내주게 맛있다는 거다. 먹자.
모닝컴카드의 위력으로 인천에 도착하자마자 가방을 찾고 부지런히 수원으로 이동하는데, 역시 비가 내린다. 비와 함께 이번 주를 보낸 것 같다. 집에 도착해서 여행의 피로를 맥주 한잔에 날려 보내고 잠자리로... 오랜만의 여행은 역시 생활에 활력을 준다. 도착하자마자, 다시 떠나고 싶으니 나도 역마살이 심한가 보다.
이제 아들 대학입시 때문에 당분간은 움직이기가 만만하지는 않을 텐데, 또 어떤 음모를 꾸며서 다시 떠날까나. -끝-
= 여행경비 정산(RMB 1:163.08)=
패키지비용 | 2,286,000원 |
교통비 | 49,200원 |
입장비 | - |
식음료비 | 71,798원 |
숙박비 | - |
기타 | 229,369원 |
합계 | 2,636,367원 |
*여행 필수경비가 아닌 액세서리, 선물 등의 비용은 제외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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