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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여행/캄보디아여행

캄보디아여행(씨엠립, 2007.07.21 ~ 2007.07.25) 1

by gogogo!!! 2024. 3. 19.

이 여행은 캄보디아의 씨엠립(Siem Reap)지역에 있는 앙코르와트 2007년 07월 21일부터 2007년 07월 25일까지 다녀온 4박 5일간의 여행에 대한 여행일기입니다. 우리 가족의 공식적인 5번째 해외자유여행입니다. 

여행준비

부산에서 캄보디아 씨엠립행 PMT항공의 왕복항공권이 27만원대에 태사랑 사이트에 떴다. 그런데, 출발지가 부산이라 인당 40만원 정도의 항공료가 추가될 것 같다. 자동차를 이용하여 이동하거나 서울-부산 비행기를 이용해야 하는데, 형편상 비행기로 움직여야 할 것 같다.

 

그래도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보다는 20만원이 싸니, 3명 60만원이면 거의 여행경비를 충당할 정도라 7월 19일 아침에 예약하기로 하고 미리 업무처리를 하느라고 7월 18일 오전을 어영부영 회의니 뭐니 해서 보내고, 점심때가 되어서 사이트에 들어가니 어라 여행사가 부도가 났단다. 피해자들의 댓글이 막 올라오기 시작하는 걸 보니 휴우~

 

얼마 전 PMT항공의 씨엠립-시하눅빌 구간의 러시아제 쌍발 비행기가 추락하여 관광객 13명이 희생되었고 연일 저가 패키지 관광의 문제점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바람에 여행객수가 격감하는 상태를 이겨내지 못한 듯하다. 따로 시간내기가 어려운 만큼 이번 기회를 놓치기가 아쉬워 아시아나 홈페이지에서 쭈~욱 그었다.

2007.07.21.(토) 첫째 날, 일단 간다. 캄보디아

아들이 부끄러운지 얼굴을 가리고 차로 돌아온다. 원천유원지에 무단방뇨라니. 아들이 방학은 했지만 학원도 가야 하고 나도 놀토가 아니라 부지런하게 움직였는데도 시간 여유가 별로 없다. 그래도 출발이 7시 30분이라 지난번처럼 달밤에 체조는 하지 않고 자가용으로 4시경에 공항에 도착했다.

원천유원지
이제는 건물로 변해버린...

 

두 모자는 언제나 그랬듯이 싸우고 서로 괴롭히고 화해하고 그야말로 난리 부르스다. 우리 집 지구탐험대(탐험보다는 주로 먹고 마시고 노는 게 주요 임무지만, 구경도 가끔 하는)의 공식 탐사로는 5번째인 캄보디아 여행이 티켓팅을 함으로 시작됐다. 성수기고 토요일인데도 저녁이라 그런지 공항이 그리 붐비지는 않는다.

인천공항 장기주차장
가능하면 장기주차장에 주차하고

 

늘 하던 대로, 담배 및 아들 만화사고 목캔디까지 사고 나도 시간이 많이 남는다. 비행기에서 저녁을 주겠지만 속도 출출하고 해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장터국수에 들어갔다. 요즈음 출장 시에 자주 애용하는 CJ의 시골 소고기국밥을 알기 전 장터국수의 얼큰 소고기국밥은 3년 정도 지하의 라면가게와 더불어 공항에서의 나의 든든한 기쁨이었다.

 

중국이나 일본출장 시 보통 아침 첫 비행기를 주로 이용하는데, 5~6시에 일어나서 공항 리무진버스에서 졸면서 공항에 도착해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시간여유가 있는 경우에는 지하로 내려가 라면정식으로, 시간여유가 없는 경우에는 출국신고후장터국수 한그릇 하면 그 만족감은 안 먹어본 사람은 모르는 직이는 맛이다.

장터국수
맛보더니 바로 압수당했다

   

열무냉면과 얼큰 소고기국밥을 시켰는데 잠시 한눈판사이에 어느새 국밥은 여사님 앞에 가있다. 맛만 보는 줄 알았더니 나에게 냉면을 준다. 정말 맛있다며 싹싹 긁어서 다 먹었다. 이런 젠장.

 

어둠이 내리더니 탑승안내가 나온다. 슬쩍 보니 비행기가 국내선용이다. 심천가는 A300형인 거 같다. 5시간이나 가야 하는데 피곤한 여행이 될 것 같다. 작은 비행기는 좌석이 좁아서 장거리 여행 시에는 피곤이 빨리 몰려오는데... 

서울인천-씨엠립
부도는 있었지만 간다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는 잠을 청했다. 만석은 아니었으나, 누워서 갈 정도의 빈좌석이 없어 투덜거리며 졸며 5시간을 보냈다. 58만원짜리 자리가 이게 뭐야!!!

 

졸다가 깨다가 5시간이 지나고 캄보디아의 씨엠립 공항에 도착했다. 태사랑사이트에서 워낙 입국심사에 대한 얘기가 많아 긴장하며 걸어서 입국장으로 향했다. 사실 활주로에 버스도 없고 또 바로 앞에 건물이 있으니...

 

앞쪽좌석이라 두 팀째 6명째로 입국비자대에 섰다. 더운, 아주 더운 열기를 느끼며 비자 FEE를 얼마를 내야하나하며 고민하다가 지갑을 빼니 20불 세장이 보인다. 에라 모르겠다, 60불(20 ×3)을 냈다. 어라 아무 반응 없이 받네. 25불이니 21불이니 말도 많더니 그냥 조용히 아주 조용히 프로세스가 진행되었다. 아쭈구리~

캄보디아 비자
썰보다는 차분하게 진행됐다

 

비자처리하는 게 꼭 드라마에서 본 우체국 시스템같다. 두 명은 비자신청서류 접수하고 두 명은 비자발행하고, 한 명은 비자를 여권에 붙이고 또 다른 사람은 본인확인하고 여권을 내주는 시스템이다. 우표주는 사람, 돈 받는 사람, 무게재는 사람이 있는 언젠가 드라마에서 본 여유로운 우체국이 생각나서 웃음이 나온다.

가이드 회사 명함
소속사가 있는 것을 지금 알았네

 

비자받고 돌아서자마자 입국심사라 비자번호 기입하는 거 까먹기 좋은 구조다. 비행기 앞 좌석이어서 바로 나오니, 세관신고서 받는 친구들이 헐레벌떡 뛰어나온다. 너무 일찍 나왔나? 자그마한 씨엠립공항 밖으로 나오니 한글로 아들이름이 적힌 A4지를 들고 있는 PICK-UP 요원을 발견했다. 이 친구가 이번 앙코르와트의 3박 5일간 같이 다닌 캄보디아인 가이드다.

 

안녕하세요 하며 어슬퍼지않은 한국어 발음으로 인사를 하고, 차로 우리를 데려갔다. 글로벌 홈스테이까지는 15분 정도 걸린다고 하니 공항과 가까운 모양이다. 차는 한적한 어둠 속에서 시내로 달려갔다. 자정이 다되어서인지, 현지인에게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갔다. 가이드 총각은 일단 아침 9시까지 오라고 하고 방에 들어섰다.

첫날 방
시끄러운 에어컨과 팬과 씨름했던 하루

 

아들과 엄마가 기절을 한다. 아~ 냉장고가 없네. 표정관리를 하면서, 오늘은 여기서 일단 자라고 하니 불만이 장난이 아니다. 조금뒤 밖에 나가 생수 두병을 얻어오니 그사이 아들은 역시 꿈나라로 나를 두고 갔다. 팬과 에어컨을 켰다가 추워지면 팬을 끄고 켰다가 하며 제대로 잠을 못 자고 자는둥깨는둥하며 밤을 보냈다. 에어컨 소리에 지치는 힘든 하루였다.

2007.07.22.(일) 둘째 날, 아이고 덥다. 앙코르와트

아들이 눈을 감고 나왔다. 참 재주도 좋다. 엄마랑 식당에 가서 아침이나 먹고 오라고 하고, 사장님과 가이드비, 팁 등 제반여행 관련된 얘기를 나누는데 바나나 하나씩 들고는 벌써 두 모자가 온다. 별게 없다는 신호네...사장님이 친절한 스타일이라서 상세하게 일러주셨다. 알고 보니까 진짜 사장님의 형님이었지만.

글로벌 홈스테이
3인 1박(6$)+식사(3$)로 가격은 굿이다

 

숙소는 일단 관광을 하고, 사장님이 호텔을 흔쾌히 환경이 괜찮은 곳으로 업그레이드해주시기로 했다. 아무래도 아들이 여기서 계속 지내기가 부담된다. 너무 포시럽게 키웠나? 가이드가 8시 30분에 도착해서 관광을 나섰다. 오늘은 앙코르와트를 보고 내일은 앙코르톰을, 마지막 날엔 똔레삽 및 씨엠립 주변을 구경하는 일정으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앙코르지역 3일 입장권
3일권을 목에 걸고 가즈아!
앙코르와트 사원
이제 입구에 도착했는데 더위에 지친다. 어떡하냐?

 

3일권을 구입하고 앙코르와트 사원에 도착했는데, 이미 지칠 정도의 더위가 우리를 덮쳤다. 습도가 다행히 높지 않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관람은 1층 미물계를 한 바퀴 돌아 구경하고, 2층 인간계를 돈 다음 3층 선계를 보기로 하고 책자에 있는 대로 반시계 방향으로 미물계를 돌기 시작했다.

1층의 부조
전쟁의 역사가 새겨져있다

 

1층 갤러리를 도는데 남쪽갤러리에서 벌써 선수들이 허덕거린다. 진짜 덥다. 중간중간에 한국인 관광객들이 가이드들의 설명을 듣고 있어 우리도 뒷자리에 서서 각 부조의 설명을 들으며 돌고 있는데 땀이 비 오듯 오는 게 아니라 물이 줄줄줄 흐른다. 아무래도 이번 여행에 몸무게 좀 줄겠다.

선계 계단
역시 인간은 기어가게 만들어두었네

 

인간계를 서둘러보고 선계를 올려다보니 벌써 지치고 기력이 다해가지만 여기까지 와서 성소에 안 가볼 수가 있나 GO! 낑낑거리며 신선계에 올라오니 역시 정상은 올라야 할 맛이 있는 걸 또 느꼈다. 이 높은 곳까지 저 돌들을 들고 올라와 작업했을 수백 년 전의 인부들의 고초가 느껴지는 듯했다. 아름다움을 잠시 느끼고 인간계로 하산했다.

신선계
역시 선계는 높아서 바람이 있어 조금 시원하네

 

가이드와 만나기로 한 시간이 남아서 사원 입구 보리수나무 아래서 쉬고 있는데 덥다. 아주 덥다. 일단 시내로 돌아가 점심을 먹고 다시 구경하기로 하고, 시내로 돌아왔다. 가이드는 조용한 스타일이라 우리하고 콘셉이 맞는 거 같다. 나도 떠벌이보다는 필요한 서빙만 해주는 것이 편하니...

장원가든
음식이 맛있으면 원기회복에 도움이 된다

 

점심은 글로벌 홈스테이옆의 장원가든에서 하기로 했다. 생각보다 맛이 괜찮다. 덥지만 밑반찬도 정갈해서 허기와 떨어진 체력을 일부 회복한 것 같다. 맛있는 식사 후 글로벌에서 예약해 준 드래곤 로열호텔로 짐을 옮겨 잠시 쉬고 오후투어를 하기로 했다. 가이드는 식사도 같이 하고 약속을 정하고 쉬고 오라고 했다. 

드래곤 로열호텔
돈을 쓰니 다시 환경이 좋아진다

 

체크인을 하고 짐을 정리하고 나니, 엄마는 벌써 샤워하러 가고 없다. 덥기는 더운가 보다. 룸의 수준은 글로벌 사장님 말대로 신축이어서인지 깨끗하고 쉬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아드님은 그새 컵라면을 끓여 먹고 있다. 가이드 총각의 시간관념이 마음에 든다. 약속시간보다 항상 조금 일찍 온다. 내 스타일이다.

반띠아이 끄데이
바이욘상들이 진짜 많다. 어째 이것들을 몰랐지?

 

먼저 반띠아이 끄데이(Banteay Kdei)부터 둘러보았다. 그 많은 바이욘상들. 맞은 편의 인공호수인 쓰라쓰랑(Srah Sraeng) 을 보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가는 도중에 큰 나무가 있어 기념으로 사진 한 장을 찍었는데, 조금 뒤 따프롬(Ta Prohm)에서 코미디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여기에서 그건 나무도 아니었다.

따프롬
인간의 손을 타지않은 세월의 흔적

 

따프롬은 영화 툼레이더에서 안젤리나 졸리가 나오는 그 장면의 배경이 바로 이곳이다. 개인적으로는 유적의 경우, 일부분은 복원을 안 하는 것이 좋겠다. 그 흐트러진 상태도 엄연히 역사이니까.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땀으로 목욕이 아닌 수영을 하며 구석구석 사원과 어우러진 고목을 보며 밖으로 나왔다. 구경도 좋지만 사람 잡겠다.

따께우
규모가 장난이 아니다. 도저히 못올라간다

 

오늘의 마지막 코스인 따께우(Ta Keo)로 갔다. 체력은 완전히 고갈됐다. 높은 계단들이 무서워 안 갔다가 아들 녀석이 갔다 오더니 여행 내내 놀린다. 그런데 아마 올라갔으면 다음날 알이 배겨 고생했을 거다. 생필품을 좀 구입하고, 가이드는 퇴근시키고 근처 영빈관에서 저녁을 일찍 먹었다. 축구를 봐야 해서.

숙성김치
숙성김치로 찌개를 끓여 먹었어야 했는데

 

2007년 아시안컵 8강전 이란과의 대결은 승부차기 끝에 우리나라가 4:2로 이겼다. 왠지 나 어릴쩍의 뻥축구처럼 답답하다. 박지성이랑 이영표가 없는 문제가 아니다. 축구가 끝나고 바깥구경을 나갔다가 바로 들어왔다. 여전히 찜통이다. 에어콘 실외기옆에 있는 느낌이다. 몸도 피곤하고 해서 일단 후퇴해서 컵라면 한 개씩 먹고 바로 꿈나라로 갔다.